2024년 11월, Anthropic이 야심 차게 내놓은 MCP 프로토콜이 있었어요. 출시 1년 만에 월 97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Open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줄줄이 채택한 업계 표준이 됐죠.
그런데 2025년 12월 9일, Anthropic이 갑자기 이 핵심 기술을 Linux Foundation에 기부해버렸어요.
"엥? 그렇게 잘 나가는 기술을 왜 그냥 줘?"
저도 처음엔 "와, 오픈소스 정신 대단하다"라고 생각했는데요. 조금 파보니까... 음, 좀 다른 그림이 보이더라고요.

MCP가 뭔데 이렇게 난리야?
**MCP(Model Context Protocol)**를 쉽게 설명하자면, AI를 위한 USB-C라고 보시면 돼요.
예전에는 폰마다 충전기가 다 달랐잖아요. 삼성은 이거, 애플은 저거... 진짜 짜증났죠. 그런데 USB-C가 나오면서 하나로 통일됐어요.
MCP도 마찬가지예요. AI가 외부 툴이나 데이터에 접근하려면 원래 각각 다른 방식으로 연결해야 했어요. 구글 드라이브 연결 따로, 슬랙 연결 따로, GitHub 연결 따로... Anthropic이 이걸 하나의 표준 프로토콜로 만든 거죠.
MCP의 성과 (1년 만에):
- 월 9700만 SDK 다운로드
- 10,000개 이상의 활성 서버
- Open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전부 채택
- ChatGPT, Claude, Gemini, VS Code 등 주요 플랫폼 지원
근데 왜 갑자기 기부를?
자, 여기서 의문이 생기는 거예요.
이렇게 잘 나가는 기술을, 경쟁사들까지 다 쓰고 있는 핵심 기술을, 왜 갑자기 Linux Foundation에 기부했을까요?
Anthropic의 공식 입장은 이랬어요:
"MCP가 중립적인 오픈 스탠다드로 유지되도록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아, 그렇구나. 오픈소스 정신이구나. 구글이 쿠버네티스를 CNCF에 기부한 것처럼, 특정 기업 통제 없이 모두가 공평하게 발전시키자는 거구나...
근데요, 타이밍이 좀 수상해요.

MCP의 치명적인 단점
사실 MCP에는 꽤 심각한 기술적 문제가 있었어요.
문제 1: 컨텍스트를 너무 많이 먹음
MCP 방식은 모든 툴을 메모리에 미리 로딩하고 시작해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 컨텍스트 윈도우(AI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텍스트 양)를 엄청나게 잡아먹었죠.
실제 수치를 보면:
- 툴 5개만 연결해도 55K 토큰 사용
- 200K 토큰 컨텍스트의 51.4%가 날아감
- 실제 대화할 수 있는 양이 절반으로 줄어듦
문제 2: 데이터 과부하
MCP를 쓰면 AI가 불필요한 데이터까지 전부 끌어왔어요. 엑셀 시트 하나 보려고 해도 전체 데이터를 컨텍스트에 넣으려고 해서 "읽을 수 없음" 에러가 자주 발생했죠. 비용도 비효율적이었고요.
한마디로, 성공은 했지만 기술적 한계가 명확한 프로토콜이었던 거예요.
기부 직전, Anthropic의 수상한 움직임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이 있어요.
기부 발표 몇 주 전, Anthropic은 조용히 새로운 툴 콜링 솔루션을 발표하고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어요. 그것도 MCP의 단점을 정확히 해결하는 기능들이었죠.
새로운 솔루션 1: Tool Search Tool
필요한 툴만 검색해서 메모리에 로딩하는 방식이에요. 마치 레이지 로딩(Lazy Loading)처럼, 모든 걸 미리 올리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만 가져오는 거죠. 컨텍스트 윈도우 최적화가 가능해졌어요.
새로운 솔루션 2: Programmatic Tool Calling
AI가 모든 데이터를 컨텍스트에 넣는 대신, 코드를 작성해서 진짜 필요한 데이터만 가져오는 방식이에요. 결과값만 LLM에 주입하니까 컨텍스트를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죠.
타임라인 정리:
- 2024년 11월: MCP 출시
- 2025년 11월: 새로운 Tool Calling 솔루션 발표
- 2025년 12월: MCP Linux Foundation에 기부
음... 뭔가 보이시나요? 😏

"기부"의 진짜 의미
솔직하게 정리해볼게요.
표면적으로 보면:
- 오픈소스 생태계 발전을 위한 아름다운 기부
- 특정 기업 통제 없이 중립적인 표준 유지
- 메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도 공평하게 참여 가능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 이미 기술적 한계가 드러난 프로토콜
- 새로운 솔루션은 자기들만 갖고 있음
- 유지보수 부담은 Linux Foundation과 커뮤니티에 넘김
비유하자면 이런 거예요. 강력하지만 연비가 나쁜 구형 엔진을 "여러분 다 같이 쓰세요~" 하고 기부하고, 본인들은 새로 개발한 고효율 신형 엔진을 주력 제품에 탑재하는 거죠.
물론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비즈니스 전략으로서는 꽤 영리한 선택이거든요.
Anthropic 입장에서는:
- 오픈소스 친화적 이미지 확보 (원래 그런 이미지 아니었음)
- 내부 개발 자원을 새 기술에 집중 가능
- MCP 유지보수 부담에서 해방
그럼 받는 쪽은 손해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Agentic AI Foundation(AAIF)**에는 Open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AWS, 블룸버그 등 쟁쟁한 기업들이 참여했어요. 이들이 함께 MCP를 발전시키면, 기술적 한계도 결국 해결될 수 있거든요.
실제로 AAIF에는 MCP 외에도:
- goose (Block의 AI 에이전트 프레임워크)
- AGENTS.md (OpenAI의 에이전트 표준 문서)
이렇게 세 가지 창립 프로젝트가 있어요. AI 에이전트 시대의 진짜 인프라가 여기서 만들어지는 거죠.
결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다
Anthropic의 MCP 기부, 저는 이렇게 봐요.
아름다운 오픈소스 정신?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기술적 한계가 있는 프로토콜을 커뮤니티에 넘기면서, 본인들은 더 좋은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동시에 오픈소스 친화적 이미지까지 얻는... 일석삼조의 전략인 거죠.
근데 뭐, 나쁘게만 볼 건 아닌 것 같아요. 어쨌든 MCP는 계속 발전할 거고, AI 에이전트 생태계 전체로 보면 좋은 일이니까요.
다만 "와~ Anthropic 대인배다~" 하는 반응에는... 음, 약간의 소금을 뿌려드리고 싶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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